강풀의 26년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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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들이 있고 반대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느 한 부분만이 진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기억은 수시로 우리를 찾아와 문을 두드리지만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기억은 누군가의 회상에 잠긴 목소리를 통해서, 구도는 엉망이지만 추억은 일품인 사진 한 장을 통해서, 혹은 상상력이 필요한 일기장에 적힌 한 줄의 글에 의해서 떠올리게 된다.
기억이란 대게 의무적인 것이 아니다. 떠올려도 좋고 떠오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기록은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이름 없는 유명한 말처럼 사람들은 언젠가 이 순간을 떠올리기 위해 여러 매체를 이용하여 현재를 기록한다. 그런데 이 말에서 뭔가 모순이 느껴지지 않는가? 기록은 의무적인데 기억은 의무적이지 않다. 기록을 한다는 것은 떠올리기 위해서인데, 정작 기억에 대해서 우리는 관대하다. 이 점에 대해 우리는 깊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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