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일의 '미망', 두 사람의 미망未忘을 통해 본 역사적 비극성

목차

0. 들어가며 - 김원일과 <미망>
1. 연구사 요약
2. 감상하기
3. 마치며

본문내용

0. 들어가며 - 김원일과 <미망>

우리나라에는 분단과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역사가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분단이라는 절망을 떠안고 살아와야했고, 또 살아가고 있다. 통일의 길은 아득히 멀고 여전히 기약 없는 채로 유기되어 있다. 김원일은 이러한 과거의 아픈 상처와 비극을 집요하게 파헤친 대표적인 ‘분단 문학 작가’이다. 이는 그의 과거사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전문적으로 공산주의 운동에 나선 그의 아버지로 인해 그는 유년기 시절부터 사상범에 대한 국가의 이데올로기적 폭력을 지켜보아왔다. 비록 그는 초기에 실존적인 경향을 지닌 작품을 썼으나 후에는, 관념적 ? 현실적 자아를 차용한 소설을 통해 민족분단의 비극을 다룬 소설을 많이 썼다. <미망>이 바로 그 중 하나다.

<중 략>

그의 소설에서 이데올로기와 사상을 추구하는 관념적 인물은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성격의 인물을 차용한 것은 그가 실존적 경향을 넘어서 분단 소설에 집중적인 관심을 쏟는 2기의 작품에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더욱 눈여겨 본 것은 사상성에 입각한 아버지와 반대적 성격을 지닌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이 소설에서 관념적 인물에 반대되는 현실적 인물로 그려진다. 가족공동체가 이데올로기의 질곡 속에서 파괴되지만 그녀는 깊은 모성애를 통해 한 깊은 삶을 버텨낸다.

딸린 새끼만 없었더라 캐도 그때 나는 목을 매달아 죽었을 끼다. 그래, 울산에서 내가 너거들 데불고 추위는 닥치는데 남의 처마 밑이나 역 대합실이나 헛간이나, 비 피하고 바람 막을 데모 가리지 않고 너거 성제간을 양쪽 가슴에 꼭 붙안고 그 체온으로 겨울을 넘길 시절에 처음 이 에미가 한 짓이 먼 줄 아나? 바로 걸뱅이 짓이었다. (중략) 오냐, 내가 이 두 자슥을 질질이 키아서 옛말하고 살 때, 내 괄세한 이노무 세상, 어데 두고 보자. 내가 무명지를 깨물어 나올 젖도 없는 쪼그라진 가슴팍에다 피로써 십자가를 그렸다. 지금도 보이제, 이 살점 날라간 손가락이…….” (하략)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