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왕국 신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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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는 676년, 평양에 있던 안동 도호부를 요동성으로 밀어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마침내 삼국을 통일하였다. 고려와 조선, 대한제국을 거쳐 현재의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통일국가 형성의 출발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혹자는 신라에 의한 통일은 자기만의 이익을 위하여 이민족을 끌어들여 같은 민족을 해치고 결과적으로는 고구려의 대부분의 땅을 잃어버리게 하는 빈민족적인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전체를 보지 못하고 단지 결과론적인 득실만 따지는 무지의 소치이다. 삼국시대 말에는 삼국민간에 같은 민족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그들은 서로 별개의 전통과 역사 속에서 성장하고 경쟁하는 적대세력이었던 것이다. 우리 민족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은 통일신라 이후 고려시대 후반에야 싹트기 시작한다. 신라는 천년이라는,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왕조를 유지한 통일 국가였다. 통일신라라는 용어를 인정한다는 것이 동시대에 있었던 발해 왕조를 우리 역사로 보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도 귀결되지만 어쨌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에 이 서평에서는 대체적 명사를 사용하지는 않겠다.
사실 이 전까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간의 대략적 관계와 정치적 발전 과정, 통일에 이르기까지의 필연적 정당성은 부족하게나마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천년의 왕국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신라의 저력이라고 할까, 수많은 왕들을 거쳐서 이룩한 신라사의 격변에 관해서는 자세히 고찰할 기회가 적었다. 그런 궁금증을 다행이 이번 과제를 통하여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어서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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