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에서의 도피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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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본서, ‘이성에서의 도피Escape from Reason’는 쉐퍼의 기독교 진리 3부작 중 하나이다. 본서에서 저자는 ‘이성’이라는 중심 개념이 ‘신앙’이라는 개념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역사 속에서 발견한 후에, 이를 전도와 변증의 목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본문의 내용을 전부 다루기에는 지면이 한정되어 있기에 여기서는 각 장의 핵심 개념들 몇 가지를 짚어가며 그 가운데서 얻은 통찰과 개인적 적용을 중심으로 서평을 이어가고자 한다.

먼저, ‘자연과 은총’이다. 저자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중세 교회의 신학과 철학을 이야기하며 자연과 은총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상층부의 은총과 하층부의 자연이라는 이분법적 도식을 통해 이 세상을 바라보려 하였으며 이러한 사상이 실제로 르네상스의 인본주의적 요소들을 탄생시켰다고 보고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시선이 은총에 가 있었는지, 자연에 가 있었는지 아니면 둘 다 동일하게 두었는지는 제대로 알 수 없겠지만, 역사 속에서 나타난 그 결과는 그간 은총에 의해 가려져 있었던 자연의 부분이 더 환히 조명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자연은 일반은총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로서 신학보다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또한 아퀴나스의 견해에 따라 인간의 의지는 타락하였지만 지성은 온전히 타락한 것이 아니며, 그렇기에 자율적인 이성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점은 그 즉시 예술의 영역으로부터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 등의 인문주의 예술가들은 이러한 자율사상을 통해 자연의 영역 확대를 시도했다. 이제 점차 자연이 은총을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인본주의 철학자들이 그 사유를 확장시킴으로써 자연은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는 점이 저자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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