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비상사태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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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연극’비상사태’를 보는 내내 답답함이 가슴을 옥죄어왔다. 마치 배우들이 목적어를 빼놓고 얘기하는 것 같이 무언가 그들의 대화에 빠져있다는 생각이 연극을 보는 내내 들었고 연극이 다 끝날 때까지 정확히 이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어했는지 완벽히 이해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내가 연극을 본 후에 머릿속에 계속 남아있는 건 그들의 엇갈린 시선이었다. 먼저 무대의 배치를 설명하자면 거실에 벽난로와 창문, 소파, 보조 소파, 여러 개의 의자, 그리고 창 훤히 보이는 큰 창문이 있다. 연극의 첫 장면부터 부인은 창문을 바라보고 남편은 보조소파에 앉아있다. 부부의 시선이 서로 다른 것이다.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들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지만 서로를 오래 바라보고 있진 않다. 부부가 함께 소파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무대에 배치된 여러 의자에 따로 앉아 다른 곳을 바라보며 대화를 하는 시간이 더 길다. 이는 아들이 등장하자 더 명확해진다. 아버지는 피곤한 듯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있고, 어머니는 아들을 바라보고 있지만, 아들은 씩씩대며 아버지를 노려본다. 이들의 어긋난 세 시선은 이들이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자신의 상황만을 생각하며 행동함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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