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워크샵-상징적 시각 요소들이 재산인 연극-가면무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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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에서 초청 공연된 리투아니아의 가면 무도회는 그 동안 보아왔던 진부한 한국 연극이나 서양 연극을 본 관객의 눈에 새로움을 던져주는 공연이었다. 아내를 오해한 남편이 그녀를 살해하는 이야기와 중상류 계층의 사람들을 풍자하는 이야기로 큰 틀을 잡고 있는 극 스토리 자체는 특이할만한 사항이 아니었지만 그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여러 시각적 연극들과는 차별되는 새로움이었다. 이런 표현들은 극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풀어나가는 정도를 넘어 깊은 상징적 의미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기에 더욱 흥미로웠다.

무대는 원형으로 -앞쪽은 큰 반원, 뒤쪽은 작은 반원으로 되어 있어 두 원이 합쳐진 듯한 원형이다.- 빈 무대이다. 무대 중앙에 큰 동상을 놓는 돌 -석상을 올려놓는 자리를 돌이라 하였다. 이 돌은 이동 가능하다.-과 무대 앞 양쪽에 작은 석상을 올려놓는 작은 돌이 있을 뿐이다. 한쪽 돌 위에만 석상 하나가 서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호수나 강가로 보여지는 작은 트랩 두 개가 양쪽에 있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이러한 무대 설정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무대 중앙에 있는 큰 돌만이 등퇴장 된다. 이런 빈 무대는 거리, 가면 무도회장, 니나와 아르베닌의 집 등으로 표현되는데 여타의 소도구나 대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모든 장소를 표현하고 있다. 이 공연은 무대의 환경을 관객의 상상력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어떤 장소로 변화하든, 변하지 않는 무대를 보고 관객이 각 장면의 장소를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그들의 대사에 있다. 또 특정 인물의 등장 여부에도 단서가 있다. 대사에서 직접 “가면 무도회에 갑시다!”하고 음악과 함께 장면 전환이 시도되는 것처럼 보이면 -무대는 변하지 않기에 극의 흐름을 보고 있는 관객들이 장면 전환을 느껴야 한다.- 그 다음 장면은 자연스레 가면무도회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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