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감상문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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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산울림 극장에서 본 '고도를 기다리며'는 전혀 예상 밖이었다. 수업 때 교수님께 이 작품은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과 같은 Cause-Effect Logic이 나타나지 않고 일자형의 이야기 전개로 극이 끝날 때까지 변함이 없어 조금 지루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재미를 예상 하지 못했다. 실존주의라는 말이 풍기듯 왠지 난해한 말 뿐 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고도를 기다리며'는 굉장히 재미있는 연극이었다. 예상이 빗나가서 그런지 더욱 더 연극을 볼수록 깊이 빠져들었다.
연극에서 디디와 고고는 의미없는 대화로 고도를 기다리며 시간을 때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화에서 어떤 의미가 내재된 것들을 찾으려고 해봤지만 딱히 그런 대화를 찾을 수 없었고 이 극의 주제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다. 물론 디디와 고고가 고도를 기다린다는 이야기 외에는 없었다. 이전의 작가들이 쓴 대부분의 작품은 처음과는 다른 어떤 결말을 향하여 이야기가 진행된다. 예를 들면 착한 인물이 결국에 가서 나쁜 사람이 되거나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실은 어떤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것 보다는 쳇바퀴처럼 무의미한 행위와 지루한 일상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내 생각하기에 이글의 작가는 전통적인 문학작품의 전개방식을 부정하고 무의미한 말과 행위의 나열을 통해 이 글이 현실과 비슷한 보편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무의미를 통해 의미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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