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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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우리 반에는 운동부원 2명이 있었다. 1년에 수업에 들어온 날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었다. 교실에 오더라도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잔 뒤 오후가 되면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대신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운동장에서 땀을 흘렸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저러다 운동으로 성공을 못하면 나중엔 뭐 먹고살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건 사실이다. 이들뿐 만아니라 대부분의 운동부원들 역시 자연스레 학업을 뒤로하고 운동에만 전념한다.
이처럼 충분한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한 탓에 운동선수들에 대해 '머리가 나쁘다', '무식하다', '운동만 하는 반쪽 인간' 등 부정적 시각이 존재했다. 그러나 요즘 이 같은 편견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주말리그제 도입 등 공부하는 학원스포츠를 만들기 위한 정부와 학교의 노력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또한 남다른 노력으로 운동과 공부에서 모범을 보인 선수들이 많아져서다.
축구계엔 공부 잘 하는 선수가 많다. 대표적인 선수는 한국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유럽 프로무대에 진출한 권정혁(31)이다. 그는 부평고를 거쳐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고교 때부터 수업을 거의 빼먹지 않았다. 운동을 하느라 몸이 파김치가 됐지만 의지로 극복했다. 대학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업은 물론 일반 대학생들과 똑같이 시험을 치렀다. 낮에는 운동장에서 뒹굴고 밤에는 책과 씨름했다. 시합 전날에도 학과 시험 준비에 몰두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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