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학의 시대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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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 때의 유학의 한 계통으로, 고려시대 13세기후반에 처음 들어온 성리학은 조선시대에 와서 꽃을 피우게 된다. 성리학을 빼놓고 조선시대를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성리학은 조선시대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조선의 초기·중기·후기에 따른 성리학의 시대적 역할을 구명해보도록 하겠다. 조선 초기, 성리학은 조선의 개창을 합리화하는 토대로서 조선시대 사상의 중심부로 부상하였다. 고려시대의 국교인 불교를 비판하고, 성리학으로서 국가의 통치이념을 건립하였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도전이 큰 역할을 했는데, 조선건국의 일등공신인 그는 성리학을 중심으로 조선조의 기틀을 확립해 나갔다. 수도 건설공사의 임무를 수행한 그는 경복궁을 비롯한 성문의 이름과 한성부의 5부 52방의 이름을 짓는 등 서울시내의 전각과 거리의 이름을 직접 지었고, 서울을 구성하던 각종 상징물에 유교의 덕목이나 가치가 담겨진 표현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4대문인 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과 보신각이 각각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뜻하는 것이 그 사례이다. 그리하여 서울이 조선의 수도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유교적 이상을 담은 곳으로 자리 잡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성리학을 기반으로 조선왕조를 설계한 정도전의 업적을 통해 성리학이 조선에서 통치이념으로서 더욱 공고하게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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