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매체를 통해 본 북한생활 레포트(편지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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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어머니께
어머니, 몸은 건강하신가요?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서 불안한 마음에 편지를 보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무릎은 괜찮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이곳도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서 불을 피워야 하는데 어디를 가도 땔감을 구할 수가 없어 큰일입니다. 일단은 야산에서 나무가지를 주워다가 방을 뎁히고 모자라면 장마당에서 조금씩 사다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얼마 있으면 남조선 방송이 끊긴다고 하던데 알고 계십니까? 그 수신기인지 뭔지를 설치를 하던가 얇은 떼레비를 사야지만 남조선 방송을 계속 볼 수 있다고 하던데 인민 반장이 새로 샀다는 떼레비가 글쎄 400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어떤 집들은 안테나라는 것을 집에 들여놓아서 본다고 하는데 물어보니 그것도 10만원은 주어야 구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섭섭하지만 어쩔 수가 없지요. 저번 달부터 룡남산 떼레비에서 영어를 가르쳐 주던데 영호랑 영어 공부도 할 겸 그거나 봐야겠습니다. 대학생들이 본다고 하더니만 아직 저에게는 어렵습니다. 그나저나 영호가 아주 일이 났습니다. 얼마 전에 체육이 기본 과목이 되어서 체육 과목을 낙제하면 유급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영호가 먹지를 못해 통 기운이 없는데 체육이 도저히 2점을 넘을 수가 없으니 이 일을 어떻게 하지요? 기운을 내게 하는 데에는 단고기가 좋다고 하여 구해서 먹이려고 하여도 단고기국 한 그릇 끓이자면 일주일 동안 옥수수밥을 먹을 돈이 들어가니 쉽사리 먹일 수도 없습니다. 주민들 상황이 이러하니 유급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인데 당에서는 왜 이런 지시를 내렸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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