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횡단을 보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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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뇌성마비 장애인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부터 마지막까지 그의 비참하고 쉽지 않은 하루들을 보며 갑갑하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한데, 영화의 배경에 깔리는 우스꽝스럽고 희화적인 음악이 그러한 생각이 들지 않게끔 승화시킨 듯 해 보였다.
첫 번째 파트는 이력서. 사진관에 김문주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이 앉아있다. 주인공 뇌성마비 장애인인 김문주는 이력서에 넣을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에 온 것이고 긴장한 탓에 몇 번이나 촬영을 시도해 보지만 결국 찍히는 것은 자신의 일그러진 얼굴 뿐이었다. 어떻게든 사진을 찍어보려 했지만 원하는 얼굴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며, 지켜보는 3자인 내가 안타깝고 답답했다.
다음으로 보여지는 이야기는 18년만의 외출이다. 김문주는 집에 나가면서 문을 잠그려다 열쇠를 떨어뜨린다. 열쇠를 줍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이웃집 아주머니가 나타나더니 김문주가 집으로 들어가려 하는 줄 알고 그를 다시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버린다. 김문주가 거울 앞에 서서 자신감을 갖고 마음먹고 나가려는데 그런 그의 뜻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이웃 아주머니가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그 아줌마 딴엔 도와준다고 그랬겠지만 장애인인 그의 의사는 철저히 배제한 채 자신이 생각하는 뜻대로 치부하고 집 안으로 문주를 들여보내는 아줌마가 밉기도 했다. 아줌마한테 말하고 싶었다. 김문주씨 좀 내버려 두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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