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운동사] 일제하 조선의 노동운동 (1910년대 1920년대)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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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일제시대를 일본자본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민족주의 운동의 변화에 따라 다음 세시기로 구분한다. 먼저 1910년대는 대체로 ‘합방’에서 3 ․ 1운동까지 일본 자본의 원시축적에 대응해 노동운동이 민족주의의 추상적인 민족적 요구를 수렴하는 시기이다. 1910년대는 흔히 무단통치시기로 불린다. 식민지화에 반대하는 의병전쟁과 애국계몽운동을 깨려고 군사 정치문화활동을 일절 금지하고 공포분위기 속에 행정 ․ 경제 ․ 사회 ․ 문화면에 걸친 식민통치의 기반을 굳혀가던 시기이다. 헌병경철제도가 한반도 전체를 철저히 장악해 주민을 숨도 못 쉬게 했다. 그러한 탄압정책 아래서도 민족적 저항운동은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마침내 3 ․ 1운동과 같은 전국적 ․ 전 민족적 민족해방운동이 폭발했다.
1920년대는 3 ․ 1운동 이후 대공황(1929)이 일어나기까지 일본 자본의 산업자본 단계에 대응해 민족운동이 노동운동에서 노동자 계급운동으로 분화하고, 통합되었던 시기이다. 1930년대 이후는 만주사변부터 일본이 패전해서 물러나기까지의 기간으로 일본 금융자본의 요구에 따라 일어났던 15년 사이의 전쟁 속에 노동자 민중운동의 고양과 비합법투쟁이 이어졌던 시기이다.

<중 략>

이 시기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두 번째 교훈은 노동운동에 대한 정리 ․ 분석을 통하여 노동운동의 범위와 한계를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노동운동은 임금노동자가 주로 사용주에 대하여, 때로는 정부에 대한 노동조건을 유지 ․ 개선키 위해 일으키는 자주적 운동이라고 정의될 수 있지만, 노동운동이 이와 같이 협의의 의미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즉 노동운동은 문화활동이나 정치활동, 노동자의 일상생활에 관한 전반적 측면을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제하 노동운동사 연구가 지니는 세 번째 의의는 그것이 산업사회를 구성하는 3대 요소인 경영(자본)과 노동, 그리고 양자와의 상호작용을 하는 정부와의 삼자 관계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비록 식민사회가 발전된 서구의 산업사회나 1960년대 이후 근대화된 한국사회와는 구별되는 일정한 속성을 보이고 있다고 할지라도 일제의 노동정책이나 자본의 대응 양상을 배제하고 이 시기 노동운동의 전개를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참고 자료

김영곤, 『한국 노동사와 미래』, 선인, 2005
강길만, 『한국노동운동사Ⅰ』, 지식마당, 2004
김경일, 『한국노동운동사Ⅱ』, 지식마당, 2004
김경일, 『일제하 노동운동사』, 창작과 비평사, 1992
이원보, 『한국노동운동사 100년의 기록』,한국노동사회연구소,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