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A.I. (Artificial Intelligence)를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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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이라는 주제는 계속 반복되는, 어찌 보면 진부한 주제일 수도 있지만, 이 영화 'A.I.'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가장 큰 이유는, 로봇에게 심겨진 '감정'이라는 점. 그리고 그 감정을 소화하는 주체가 한없이 순수하고 나약해 보이는 소년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쩌면 그토록 로봇인간이 꿈꾸는 '진짜인간'에게 결여된 감정 - 이천년의 세월을 뛰어넘도록 지속되는 꿈과 변함없는 사랑 - 을 그가 지니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 인간의 사랑은 가변적이고, 영원을 맹세하던 사랑도 세월과 함께 변하고, 사랑했던 감정은 어느새 증오로 변하기도 하고 너무 쉽게 서로를 배반하기도 하지만, 소년 로봇 데이빗에게는 지고한 사랑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스필버그식의 해석과 감동말고도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영화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특수 효과들이다. 대형 블록버스터의 대부분은 새로운 기술과 특수효과를 자랑하려 애쓰기에 연연하지만, 'A.I.'에는 그런 강조가 없다. 마치 말없이 데이빗의 친구가 되어주는 테디처럼(사실 테디 인형의 테크닉이 가장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말없이 영화의 구석구석에 녹아서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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