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와 인간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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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텔레스를 보면서 아담과 이브에게 금단의 사과를 먹으라며 부추기던 뱀이 떠올랐다. 그 뱀의 혀 놀림과 같이 메피스토도 간사한 말로 파우스트를 현혹시켰고 파우스트의 심연의 끝에 있던 욕망을 불러일으켜, 인생을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메피스토라는 악마는 자신의 본성을 위해서 남의 인생을 쉽게 타락시켜버릴 수 있는 그야말로 악마이다. 나는 파우스트를 보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고자의 성무선악설이 이 파우스트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우스트라는 인간에게는 선도 악도 없었다. 그저 학문에 대한 열정만이 그를 숨 쉬게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메피스토라는 악마가 악의 길로 그를 끌어들였고 그는 후천적으로 악인이 되었다. 물론 그는 악인이라고 불리기에는 너무나도 본질적으로 선한 사람이었지만 메피스토의 악랄한 혀 놀림은 그가 사랑하는 그녀의 손을 잡아주지 못하게 할 만큼 그를 악한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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