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베케트의 행복한 나날
- 최초 등록일
- 2014.08.08
- 최종 저작일
- 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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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느덧 수업의 마지막 작품을 읽고 쓰는 글이 되어 버렸다. 이제 나의 발표도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끝나게 되었다. 다른 모든 수업들도 종강을 준비하고 2주만 있으면 겨울 방학이 시작된다. 2000년도 2학기가 끝나는 순간이다.
내가 처한 현실의 마지막, 끝을 베케트도 눈치를 챘는지 끝까지 나를 붙잡고 늘어져 “행복한 나날”이라는 책을 던져 주고 떠나 버렸다. 지난 주 글에도 썼듯이 베케트가 나를 배신할 리가 없었다. 말장난, 뭘 그렇게 기다리는지 종이만 소비하고 그것을 책으로 만든다. 모두 나의 이야기라고 한다. 이제는 그가 지겹다. 그는 어찌도 글을 못 쓰는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질리게 만든다. 자기가 철학자도 아니고, 하느님도 아니면서 인간에 대해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솔직히 버리고 싶다.
그가 말을 못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의 말은 나름대로 논리 있고, 괜히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그렇게 마법을 걸어 놓고 자기는 빠져나가 버린다. 그리고 나서는 우리 인간들은 “와!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진짜 대단한 사람 같아.” 하며 환호를 지른다. 그를 싫어한다며 욕을 한다는 것도 어찌도 글을 그렇게 애매모호하게 잘 쓰는지 하는 그의 위대함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확실히 파악도 못하면서 놀라워한다. 경이로워 한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베케트류의 생각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그의 글을 읽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나는 즐긴다. 하지만 이제 그에게 지쳤다. ‘고도를 기다리며’와 ‘승부의 종말’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한 그의 감수성, 상상력, 놀라운 글재주 등을 놀라워하며 그에게 억지로 경의를 표하고, 나는 연극을 공부하는 학생이므로 의무감으로 인한 그와의 싸움을 시작하고 그 싸움에서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는 그의 글을 열심히 읽었다.
이번의 “행복한 나날”을 읽으며 이제 사무엘 베케트라는 사람에 대해 진절머리가 난다. 딱 두 사람 등장시켜 놓고, 무대도 자기 나름대로 요상하게 만들어 놓고 그 위에서 그 두 사람을 부리고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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