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정이현, 그럼 무얼 부르지 박솔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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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과 ‘그럼 무얼 부르지’는 실제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삼풍백화점’은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배경으로 ‘나’가 친구인 ‘R’을 잃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럼 무얼 부르지’는 80년 5월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항쟁으로부터 30년이 지난 기념일에 한국계 혼혈아인 ‘해나’가 광주를 방문하는 것을 통해 5.18이라는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다. ‘상품백화점’과 ‘그럼 무얼 부르지’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잊혀져서는 안 될 사건들을 다시 조명하여 파동을 일으키게 하는 소설의 역할을 보여준다.

‘삼풍백화점’은 먼저 1995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깔아주면서 1995년이라는 시간에 몰입하게끔 만든다. 내겐 마치 지나온 역사처럼 들었던 ‘서태지의 시대’가, 다소 낯선 피시통신의 아이디와 ‘르모쓰리 기종의 워드프로세서’라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이 펼쳐지던 시대. ‘서태지’ 조차도 한참 지나온 시간 속에 사는 까마득한 인물과 같이 느껴지던 나에게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사건은 끔찍했으려니 으레 짐작만 해볼 수 있는 사건에 불과했다. 기사문이 건조한 문체로 사건을 서술하다가 지나가는 시민의 멘트를 따서 ‘그 사건은 정말 끔찍했어요’라고 들려준다면, 소설은 ‘끔찍하다, 통탄했다’라는 어떠한 표현을 빌리지 않고도 그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 것이었는지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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