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를 모는 여자 전경린, 나의 자줏빛 소파 조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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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줏빛 소파’에는 ‘나’라는 화자가 한결같이 ‘저’라는 경어체를 사용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편지형식을 빌렸으나 청자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라기보단 마치 자기자신에게 고백하듯 속삭이는 독백과 담담한 어조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염소를 모는 여자’는 작가가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분명한데, ‘염소’와 ‘숲’ ‘고래’ 같은 상징들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내고 있어 처음에는 조금 조잡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염소를 모는 여자’는 전형적인 ‘여성소설’로, 여성화자가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다른 여성소설에서도 많이 다루었던 주제인 ‘주체성의 상실’이 작품 전반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가정주부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살게 되면서 잃게 되는 주체성이나 여성성에 대해 말하는 많은 여성소설과 이 작품이 가지는 차별성이라고 하면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속 화자인 ‘미소’는 “한때는 좀더 찬란한 무엇이 되어 시간보다도 더 빨리 가리라 꿈꾸었던” 적도 있었지만 나날이 더해가는 권태와 냉담 속에서 살고 있는 중년의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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