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14.12.09
- 최종 저작일
- 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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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왜 이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허우적거리고 있을 시절의 제가 이 책을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런 점에서 이 책과 저의 시절인연은 어긋났었나 봅니다. 아니, 오히려 만날 때가 되어서 만나게 된 걸까요? 비운의 여주인공 흉내나 내는 상태에선, 이 책이 말하는 것이야 아예 들리지 않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뭐, 좋아요. 오랜만에 당신에게 편지나 써야겠습니다. 이 책의 감상문이라는 껍데기를 쓰고요.
날씨가 꽤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추위를 극도로 싫어하는 저에게 한 날 당신은 이렇게 말했었죠. ‘난 겨울이 좋아, 그러니까 난 겨울남자.’ 이 무슨 유치한 공식인지! 난 그때나 지금이나 겨울은 참 싫습니다. 어쩌면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과 나의 공전궤도는 다르다는 것을요. 그래서 진작 다른 은하계로 옮겨갔어야 했는데, 눈치 없게도 따라 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럼 전 가을이 좋으니까 가을여자요.’
가을은 지나갔습니다. 나의 계절이라던 가을이 지고 나니 문득 당신 생각이 나더군요.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참 죄송했습니다. 제멋대로 좋아하고, 제멋대로 나를 비하하고, 그러다 결국은, 제멋대로 당신을 미워했습니다. 내가 봐도 웃긴 날들이었습니다. 당신이 자기를 좋아하라고 내게 명령한 적도 없는데, 왜 나는 당신을 원망했어야 했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당신을 좋아했다고 생각한 믿음은 진실한 것이 아니라, ‘쇼’였다는 생각이 슬며시 드는 겁니다.
그저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 누구에게? 더 믿기 어려운 사실은 바로 그 대상이 당신이 아니라 나라는 겁니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줄 선물을 고르며 즐거울 사람은 받을 당신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요. 그러면서 ‘너’를 생각하며 산 것이니 기뻐해 줘, 라고 은연중에 생각해버리죠.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서라니. 사실은 선물을 고르는 동안의 내 모습에 내가 취해서, 결국은, 내 즐거움을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한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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