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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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 배우들의 이름이 소개되는 첫 장면에서부터 영상은 영화 전체의 모습을 담고 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화면 가운데 떡하니 놓여있는 첫 장면은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의 주인공은 꼭 오발탄 같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자신에 대해 고찰하고 반성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잘 나타내준다.
여성들의 높은 웃음소리가 가득한 술집. 경식이 등장한다. 경식은 다리가 불편해 두 개의 기다란 작대기로 자신의 몸을 지탱하는데 불안해 보이기 그지없다. 술집에서조차 무시를 당하는 경식.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한 여인이 있다. 바로 명숙이다.
명숙과 경식이 만나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명숙이 경식을 얼마나 기다려 왔고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준다. 경식은 명숙을 거절하는데 자신의 몸을 지탱해주는 작대기로 자신의 마음을 짓이기듯이 벽에 문지르는 장면이 인상 깊다. 자신을 6.25가 낳은 폐물이고 쓰레기라고 말하며 명숙을 뒤로한 채 떠나는 경식. 그런 경식을 말없이 바라보는 명숙을 한참동안 보여주는데 명숙은 결국 고개를 돌리고 만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체념하는 명숙과 경식의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그 다음 장면으로 철호의 집이 등장한다. 인상을 구긴 채로 볼을 만지며 등장하는 철호는 극의 주인공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급변하는 사회에 불평 없이 순응하는 그런 인물이다. 자신의 고통을 묵인한채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을 한다. 그리고 그에 대비되는 철호의 동생 영호가 집에 들어온 철호를 보며 웃는다. 철호는 그런 동생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고 넘어가고 그 뒤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외치는 “가자”라는 말이 들릴 뿐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철호의 어머니는 “가자”라는 말을 외치며 한 번씩 등장한다. 대체 어디로 가자는 것일까?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면 철호의 어머니는 자신의 고향인 북한으로 가고 싶어 한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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