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과제. 대구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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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시간이 시작되고, 두열은 본격적으로 수업에 집중을 하기위해 몸을 풀었다. 그가 수업을 위해 몸푸는 동작은 허리를 뒤로 돌리는 듯 하면서 교실의 아이들을 슥 훑어 보는 것이었다. 두열은 아이들이 책상에 아예 퍼져서 자고있거나, 수업이 시작되었는데도 서로 왁자지껄 떠드는 것을 볼 때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여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단 한명만이 두열의 정신적 여유로움을 방해하였다.
그의 책상은 언제나 깨끗했다. 책상 위에는 4B연필 한 자루와 이면지 몇 장이 전부였다. 이면지 빽빽이 체워진 낙서들, 그에겐 그것은 그저 무료한 수업시간을 달래주는 끄적임에 불과한 것들이었지만 두열의 눈에는 그 낙서들이 경외의 대상이요, 숭고한 작품이었다. 선욱은 낙서가 지겨웠는지 책상 서랍에 다 쓴 이면지를 넣으려했다. 하지만 서랍 속엔 이미 이면지로 가득한지 서랍에서 이면지가 자꾸 삐져나왔다. 이에 거슬린 선욱은, 수학시간의 동반자인 그 거룩하고 위대한 끄적임들을 아무렇지 않게 구겨 공으로 만들었다. 이내 그 종이 공은 그의 손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파란 통으로 빨려들어갔다. 깔끔한 슛이였다. 다시 선욱은 아무렇지 않게 책상 서랍속으로 이면지를 찾았다. 이면지가 없었는지 수학 책을 꺼냈다. 이제 그만하고 책을 드디어 보는 것일까? 두열은 칠판의 공식들을 이미 공책에 다 옮겨 적었지만, 공책에 그 공식을 필기하는 척하며 선욱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등을 의자에 기대고 엉덩이를 앞으로 빼 배를 내민 자세는 진정한 여유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자세였다. 왼손을 주머니에 넣고 풀린 눈으로 수학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었다. 선욱은 책을 넘기다 말고 여백이 있는 쪽을 찾았다. ‘쫙“ -그는 또 다른 연습장을 찾는 것이었다. 순간의 파열음이 수학선생의 주목을 끌었지만 이내 다시 수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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