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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Psycho’를 감상하는 초반부에는 그냥 거액의 돈을 훔쳐 달아나는 여자의 불안심리를 중점으로 다루는 영화인줄 알았다. 하지만 중반부터 돈을 훔친 여자가 외딴 모텔에서 살인마에게 살해당하면서 영화의 흐름은 크게 바뀐다. 모텔 주인의 어머니가 살인을 저지르면 모텔주인이자 아들인 ‘노먼 베이츠’가 뒷정리를 하는 식으로 영화전개가 이어지지만 결말 부분에서 사실 어머니는 이미 10년 전에 죽었고 ‘노먼 베이츠’는 어머니와 아들의 두 가지 인격체를 가진 해리성 정체감 장애 환자라고 밝혀지며 충격적인 결말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구속이 강한 어머니와 수년간 단둘이 살던 ‘노먼 베이츠’는 어느 날 어머니가 다른 남자가 생기자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둘을 죽이게 되고, 그 이후 어머니라는 또 다른 인격체를 가진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영화 가장 마지막부분에 나오는 “내가 살인을 했다고 믿게 내버려둘 순 없어. 이젠 그 애를 가둘 거야.”라는 ‘노먼 베이츠’가 속으로 중얼거리는 대사에서 두 인격은 서로 기억하고 행동하는데 있어 차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흔히 다중인격이라 부르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 환자들은 다른 인격이 살인을 저질러도 다른 인격은 그 사실에 대해 모르며 따라서 죄책감도 없다. 그렇다면 만약 성폭행을 저지른 범인이 잡혔는데 그가 두 가지 이상의 인격체를 가진 해리성 정체감 장애 환자라면 우리는 그를 처벌할 수 있을까?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봐야할 문제라 본다.(실제로 미국에서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인해 무죄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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