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보극장 (수필)
- 최초 등록일
- 2015.01.10
- 최종 저작일
- 20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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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내가 어릴 적에 살던 곳은 영화의 거리였다. 대기업 극장이나 멀티플렉스가 들어서기 전이었고, 영화를 볼 때엔 팝콘보다 길거리에 팔던 버터구이 오징어를 많이 먹던 때였다. 비록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적은 몇 번 없지만 그때 보았던 영화들은 선명히 기억 속에 남아있다. 지금도 그 때 보았던 영화들을 다시 보면 영화의 흥미와 작품성과는 별개로 어릴 적 기억과 겹쳐 마냥 기분 좋기만 하다. 그 거리엔 조그만 바이킹도 있었고 만화방도 있었고 명보극장도 있었다. 나는 시내 한복판에 있는 그 바이킹을 매일 구경만 하다가, 하루는 용기 내어 제일 뒷자리에 타고는 울며 내려왔다. 그리고 그 뒤로 그 바이킹을 타본 적은 없다. 심심할 때는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을 종일 읽었다. 몇 권인지 세지도 않고 만화책을 쌓아놓고 읽다보면 아빠가 나를 데리러 왔다. 명보극장 앞에는 입간판이 있었다. 직접 붓글씨로 쓰고 색칠한 간판이었다. 어떤 극장 앞엔 영화 포스터를 직접 그린 입간판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내가 울면서 탔던 바이킹도, 심심함을 달래던 만화방도, 매일 그 앞을 지나치던 명보극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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