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옵티콘에 갇혀 있는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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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옵티콘(panopticon)이라는 단어는 ‘모두’ 를 뜻하는 'pan'과 '본다' 는 뜻의 'opticon' 을 합성한 단어로 번역하면 '모두 다 본다' 는 뜻을 가지고 있다. 1791년에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제르미 벤담(Jeremy Bentham)이 죄수를 감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감옥으로 처음 설계하였다. 이 감옥은 중앙의 원형공간에 높은 감시탑을 세우고, 중앙 감시탑 바깥의 원 둘레를 따라 죄수들의 방을 만들도록 설계되었다. 또 중앙의 감시탑은 늘 어둡게 하고, 죄수의 방은 밝게 해 중앙에서 감감시하는 감시자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죄수들이 알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죄수들은 자신들이 늘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고, 결국은 죄수들이 규율과 감시를 내면화해서 스스로를 감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판옵티콘은 감시자가 없이도 죄수들이 스스로를 감시하게 설계된 감옥을 말한다. 처음 설계될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판옵티콘은 20세기의 철학자에게 "스펙터클의 사회"에서 "감시 사회"로의 변화를 상징하고 이를 추동하게 된다.

참고 자료

파놉티콘에 대한 푸코의 논의는 Michel Foucault, Discipline and Punish : The Birth of the Prison (New York : Pantheon Books, 1979), 특히 pp. 195-228 에 실려있다.
정보 사회에서의 전자 파놉티콘에 대한 논의는 홍성욱,「종설 : 벤담의 파놉티콘(Panopticon)에서 전자 시놉티콘(Synopticon)까지; 감시와 역감시, 그 열림과 닫힘의 변증법」, 한국과학사학회, <한국과학사학회지> 23권 1호 (2001), pp. 69-96 참조
1970년대 ‘정보 감옥’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관심은 Patricia Hewitt, Privacy : The Information Gatherers (National Council for Civil Liberties, 1977), pp.1-10 참조
파놉티콘과 오웰의 「1984년」와의 비교는 Harry Strub, “The Theory of Panoptic Control : Bentham’s Panopticon and Owell’s Nineteen Eighty-Four.” The Journal of the History of the Behavioral Sciences 25 (1989), pp.40-59 참조.
David Lyon. The Electronic Eye : The Rise of Surveillance Society (Minneapolis :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86) 이나 전자기술과 프라이버시 침해의 법적 문제를 분석한 James Boyle, “Foucault in Cyberspace : Surveillance, Sovereignty and Hardwired Censors.” University of Cincinnati Law Review 66 (1997), 177-205 도 푸코의 전자 감시를 결합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