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민주 정치와 권력 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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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만 5천여 명의 소도시 글라루스(Glarus) 주는 아침부터 1년에 한 번 있는 정치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부산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운동장 크기만 한 광장에는 널빤지로 만든 긴 의자들이 빼곡히 빙 둘러 준비돼 있었고, 그 뒤에는 선 채로 참석할 사람들을 위해 스탠드가 설치돼 있었다. 글라루스 주의 란츠게마인데는 오전 9시, 행진으로 시작됐다. 주 정부 청사 앞에서 군악대를 선두로, 주 정부와 주 의회 인사들, 초청 받은 연방 정부와 외국 대사들이 앞장서고, 주민들이 광장을 향해 행진했다. 1,400여 년 무렵부터 기록되어 있다는 란츠게마인데는, 주민들이 하늘이 트인 광장에 모여 새 정부를 구성하거나 1년간의 살림살이, 법의 제·개정에 관한 결정을 한다. 결정도 손을 들거나 투표권을 들어 하는, 스위스 민주주의의 가장 오래되고 원시적인 형태이다. 주 단위로서는 26개의 주 중 유일하게 글라루스 주에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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