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모자로착각한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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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가족>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동집필한 책의 제목이다. 이는 청년헤겔학파의 ‘비판을 위한 비판’을 견제하고 새로운 역사의 시도, 유물론을 제창하였던 글이다. 저자인 김두식 교수가 그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제목을 뽑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신성가족은 바우엘 형제와 그 추종자들, 현실을 비판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혁신을 꾀하지는 않은 채, 자신들의 이론을 주장하고 관조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리고 <불멸의 신성가족>에서는 다소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비슷한 신성가족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사법 패밀리다.
사법세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하는 일의 목적은 비슷하다. 옳고 그름을 가려주는 것,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 다툼을 원만히 해결하는 것, 답이 없어 보이는 문제에 답을 제시하는 것 등이다. 현실을 바로 잡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을 바로 잡으려는 이들이 정작 자신들의 ‘현실’을 바로 잡는 문제에는 눈을 감아 버린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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