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패권 이전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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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는 인류의 시기와 지역 및 나라의 역사에 대하여 “하나의 전체로서 통일적인 연관성을 지닌 세계의 역사”(국립국어원, 표준국어사전)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역사학계에서 세계사(World history)는 1980년대 이후 별개의 학문영역으로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미국대학의 교육과정에서 서구문명에 대한 강의를 대신하여 세계사를 가르치려는 움직임에서 기인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존의 서구중심주의적 관점에 대한 반성과 함께 유럽중심주의적인 접근방식을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도시사회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재닛 아부-루고드(1928-2013)의 1989년에 출판된 책 『유럽 패권 이전: 13세기 세계체제』 는 위와 같은 흐름에서 읽혀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페르낭 브로델 등이 주장한, 15-16세기 이후 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기 이전에는 세계체제라고 할만한 세계적인 교역체계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근대적 의미의 자본주의는 16세기 이후에 유럽에서 탄생한 것이라는 기존의 이론을 비판하면서 15-16세기 이전의 역사에서 전지구적인 세계체제가 이미 존재했음을 밝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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