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혁명의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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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지속되고 반복되어온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역사상 어느 시기, 어느 사회에서나 늘 강력한 힘으로 작용해왔다. 프랑스에서도 이런 태도는 사회 전반의 성격을 규정하는 하나의 특징적 성향으로 자리 잡은 듯이 보인다. 과거가 지나치게 부담스러워져서 현재를 짓누르는 무게로 작용하면 과거와의 전격적인 단절이 도모된다. 즉 모든 것이 지워진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혁명적인 사고가 등장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과거를 청산하자는 구호는 급격하고도 급진적인 변화로 이어지는데, 1789년 대혁명도 그러한 예다. 자유, 평등, 박애의 이념과 공화국 이상을 전 세계에 전파한 프랑스 대혁명은 오랜 시간 이어져온 관습과 전통을 합리적 이성에 의거한 비판과 검토를 통해 거부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후 과거를 부정하고 전복하려는 모든 움직임의 전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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