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감독의 청야로 바라보는 '거창양민학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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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중고등학교 시절 역사를 배울 때, 세상은 선과 악으로 분명하게 구분 지을 수 있다고 믿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사람들 그리고 우리의 것은 선이며, 우리 것을 탐하고 취하려는 자들은 악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올바른 곳이었고, 그에 반해 일본과 중국은 과욕을 참지 못하는 악의 세력이었다. 그러나 20살 대학에 입학하고 새롭게 알게 된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석들, 무엇보다도 근현대사 속에 드러나는 우리나라의 참혹한 실상을 바라보면서 나의 가치관에는 크나큰 혼란이 왔다. 실제로 선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반하는 악한 것이 과연 양분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많이 들었다.
오늘 날 독립영화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 낱낱이 폭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도 독립영화의 주제들을 훑어보고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자주 훑어본 터라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주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만하던 찰나에 얼마 전 ‘거창사건’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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