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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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낭만적 희극이라고 불린다. 그의 희극 작품 속에서는 마치 중세 로맨스의 세계와도 같이 있을 성싶지 않은 환상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셰익스피어 희극의 주인공들은 조소도 멸시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도 셰익스피어 희극은 풍자가 아니다. 인간 세태를 보면서 그것을 해학의 비전으로 극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와 평형을 잃지 않은 관용으로 그리고 있다. 따라서 누그럽고, 동정적이고, 관조적이다. 간단히 말해서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낭만적이요, 상상적이요, 시적이다. 인간의 약점·실수·부조리는 어느 시대 어느 누구에게도 있었다는 전제하에서 셰익스피어는 시작하는 것이다. 그는 그저 이것들을 관찰하고 그대로 극화시킬 뿐이다. 그의 가장 중요한 일은 세상, 인간, 세태를 보고 그의 비전을 시로 극화시키는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극을 쓴 지도 원리는 시적 상상력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의 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시적 상상력만 갖고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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