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불과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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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제목만 보고는 ‘아, 역사 책이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딱딱한 역사 이야기로만 빼곡히 채워져 있는 줄 알았던 책은 뜻 밖에도 현대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 이었다. 첫 장을 펼치고 차근차근 몇 페이지를 읽는 동안에는 ‘대체 왜 등산 하는 내용이 나오며 해저 탐사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 역사 책으로 생각한 나머지 예상치 않은 내용에 당황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신기하게도 점점 책에 빠져드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고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 듦과 동시에 자리를 잡고 앉아버렸다. 현대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이내 곧 소설 속 인물인 ‘호기심 천국’이라 불리는 김상오 한문학자의 이야기가 시작되며 보다 더 깊은 바다로 들어서는 기분을 느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이 책은 입체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고 현대에 살고 있는 가상인물들의 스토리가 더해져 흥미진진해졌다. 또한, 전혀 관련이 없게만 보이는 현대 가상인물들과 진시황제의 명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러 가는 서불과의 묘한 접점이 책을 읽는 내내 보다 흥미를 유발하고 쉽게 이해를 하게 만드는 윤활제 역할을 했다. 진시황제의 이야기는 소설 속 인물인 김상오 한문학자의 의문으로 시작한다. 기원전 210년 7월 병인일에 고기를 잡으러 나갔던 남편이 돌아오지 않아 한 아낙네가 서럽게 울부짖는다. 울부짖는 아낙네에게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봉래 현령 일행의 등장으로 관심은 곧 떠들썩한 분위기에 휩쓸렸다. 여기서 ‘이 이야기가 왜 나왔을까?’하는 의문점이 들었지만 이내 아낙네의 남편이 진시황제의 위장용 시체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기게 된다. ‘왜 황제의 죽음을 떳떳하게 알릴 수 없어 어부로 대체하였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겨났지만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풀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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