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엔 황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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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작가의 단편집「파씨의 입문」을 본 뒤로 나는 그녀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단연 황정은 작가의 장점으로 꼽는 것은 매력적인 문체다. 그녀의 소설을 읽다보면, 알 수 없는 발랄함과 재치, 그 속에 담겨있는 멜랑꼴리함과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정말이지 최고라는 감탄사를 쏟아놓게 만든다. 나는 어딜 가나 황정은 작가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그녀는 천재성을 갖고 있는 작가라고 입이 닳도록 칭찬하곤 했는데, 내 생각에는 그녀의 탁월한 문체는 어쩐지 타고난 습성과 같은 것으로 이해됐기 때문이다. 뭔가 불만이 가득해보이는 표정(물론 사진으로밖에 보지 못했다)이라든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녀의 음색에도 분명 어떠한 허술함이, 그 허술함 속에서 발현되는 천재성이 느껴지곤 하는 것이었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면 그녀의 소설들이 어쩐지 그런 마력적인 문체와 환상성에 너무 의존하여 써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중 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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