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작품론] 시대별 대표작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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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님의 침묵(沈黙)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 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이 시를 1920년대 대표작으로 선정한 이유>
1920년대의 상황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면 3.1운동의 실패와 일제치하의 설움으로 인한 비관적이고 퇴폐적인 분위기의 시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근대적인 면모를 보이는 자유시인 주요한의 불놀이가 문학사적으로 큰 의의를 지닌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가 가지는 분위기를 기반으로 하여 당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보았다. 따라서 이 시를 1920년의 대표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말하자면 이러하다.

<중 략>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 시를 1940년대 대표작으로 선정한 이유>
1940년대는 시대를 파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전환점 하나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광복에 대한 유무이다. 광복이 되기 전의 시대 상황과 광복이 되고 난 후의 시대상황은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은 시에서도 그대로 드러남은 당연한 것이다. 나는 1940년대의 대표작을 선정함에 있어서 광복이 되기 전의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자 한다. 물론 광복 후에도 나름대로의 시련과 고난이 있기 마련이나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광복에 대한 갈망이 작품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가를 보는 것이 우리 역사에서 광복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아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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