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론) 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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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는 시집 『여백』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산문시나 우화, 소설의 한 토막을 가져놓는가 하면 말놀이까지 선보이며 새로운 형식에 집중하였다. 시의 내용도 달라졌다. 80년대에는 도시문명비판과 군부독재를 다뤘는데 반해, 90년대의 『여백』에서는 내면에 대한 탐구가 주로 이뤄졌다. 그 이유가 외부세계에 대한 환멸인지 새로운 시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인이 내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승호의 시세계가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본 평론은 그의 내면이 시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볼 것이며, 더불어 그가 왜 이런 새로운 형식 쓰게 되었는지도 연관하여 살펴볼 것이다.
최승호가 탐구하는 내면이란 외부세계와 대립하는 ‘나’가 아닌, 고립된 존재로 오로지 내면에 집중하는 ‘나’이다. 『여백』에서 ‘나’는 눈사람으로 대신 표현되어 나타난다.

참고 자료

시집 『여백』의 첫 글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