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마광수 시 세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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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나온 『변태』라는 시이다. 제목부터 마광수스럽다. “변태” 일상에선 자주 쓰지만 이 단어를 시에서 그것도 시의 제목으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시에서 이런 변태스러움을 얘기하는 것조차 본 적이 없었다. 『가자, 장미여관으로』에서 “난 네 발냄새를 맡고 싶어, 그 고린내에 취하고 싶어/네 치렁치렁 긴 머리를 빗질해 주고도 싶어/네 뾰족한 손톱마다 색색 가지 매니큐어를 발라 주고도 싶어”라며 페티쉬를 나타내기도 하였으나 이 시는 다르다. 그녀는 고양이가 되고 나는 멍멍개가 되는 마치 동물의 연애를 떠올릴 수 있다. 동물적인 연애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자칫하면 동물에서 짐승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그만큼 기본적인 욕구를 다루고 있다. 이 시는 다른 시에 비해서 특히나 더 특이하다. 변태에 대해서 썼다거나 야한 내용이 아니라면 마치 어린 아이가 쓴 시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처음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느낌일 뿐 실상은 그렇지 않다. 특히 마광수의 시는 읽어보면 사용된 시어들이 말의 진정한 맛을 잘 살려준다. 시를 소리내어 낭독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음탕음탕/섹시섹시” 발음이 아주 찰지다. 그것뿐만 아니라 시에서 하고자 하는 말의 본질적인 핵심이다. 마광수의 어떤 시 구절을 읽을 땐 따지는 것을 싫어하고 복잡한 절차를 거부하고 단도직입적으로 ‘필요한 건 사랑뿐이야!’라고 외치는 아이와 비슷해지는 그의 표정까지도 떠오른다. 그런 인간 마광수가 시인 마광수에 그대로 옮겨와 그의 사상이 시에 투영된다. 시인 마광수는 인생도 시도 모든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 파란만장하고 바람 잘날 없는 그의 인생과 사상이 시에 담겨있다고 보인다. 마광수의 시를 보면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마광수는 문학계에 만연해 있는 지적 허영을 싫어한다. 그가 자주 하는 말 중 ‘진짜 좋은 글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다’라는 것이다. 글을 쓸 때에도 어려운 글을 쓰지 않고 알아듣기 쉽게 이해하기 좋게 글을 쓰는 성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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