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비평문 - 영채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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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무정』의 서사 구조 전반을 지배하는 것은 영채, 선형 사이에서 고민하는 형식을 중심으로 한 삼각관계이다. 이는 형식의 우유부단한 성격에서 비롯된다. 과거 은사의 딸이자 배우자로 허락했던 영채에 대한 의무감이 있지만, 미모, 재산 그리고 지위를 두루 갖춘 선형 쪽의 청혼에 마음이 기우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본다면 『무정』의 스토리 구조는 신분 상승의 기회로 선형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자책감을 가진 형식의 내적 갈등이 중심이 된다. 영채는 아버지 박 진사로 대변되는 구시대 마지막 지식인의 딸이며 기생으로 전략한 구여성이지만 선형은 아버지 김 장로로 대변되는 개화 지식인의 딸이자 근대 교육을 받은 신여성이다. 그렇다면 계몽의 여로와 자유연애를 지향하는 『무정』의 서사구조 속에서 영채는 당연히 제거되어야 할 인물이다. 그러나 봉건적 여성상인 영채는 역설적이게도 강간을 통하여 자살을 결심하면서 근대적인 열정의 발로를 발견하게 된다.

참고 자료

류수연, 「"영채전", 계몽적 열정과 봉인된 육체 -이광수의 「무정」에 대한 고찰-」, 한국현대소설학회, 『현대소설연구』34:0, 2007, p8
손세미, 「춘원 무정의 성장서사 연구 : 남녀 이중 성장서사를 중심으로」,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학위논문(석사), 2014,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