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시인에 대해 알아보고, 그의 시를 감상한다.

목차

1. 사과를 먹으며
2. 길 위에서 깔려 죽은 뱀은 납작하다
3. 성선설
4. 뿌리의 힘
5. 부부
6. 그 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7. 약력
8. 함민복시인에 대해 알아가며 느꼈던 그의 삶
9. 참고문헌

본문내용

사과를 먹으며 - 함민복

사과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일부를 먹는다
사과꽃에 눈부시던 햇살을 먹는다
사과를 더 푸르게 하던 장마비를 먹는다
사과를 흔들던 소슬바람을 먹는다
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사과 위를 지나던 벌레의 기억을 먹는다
사과나무 잎새를 먹는다
사과를 가꾼 사람의 땀방울을 먹는다
사과를 연구한 식물학자의 지식을 먹는다
사과나무 집 딸이 바라보던 하늘을 먹는다

<중 략>

사과를 먹는 일상적인 행위를 시적소재화함으로써 사과하나에 담겨있는 다양한 의미와 시간의 기억들을 음미하게한다. 그리고 사과하나에 담긴 시간을 추억해보며 깨닫게 되는 사과의 존재감, 그 존재를 가능케하기위한 다양한 관계와 노력의 열매가 사과임을 생각하게 만든다. 시간과 기억을 음미하듯 어쩌면 또 다른 사과인 나 혹은 타인의 추억을 되짚어보게 만든다. 사과하나, 인간 한사람, 그 존재로서 현재 눈에 보이는 가시적은 모습은 그 바탕에 역사와 수많은 관계속의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물임을 상기시킨다. 그렇기에 작은 사과 한 알, 인간 한 사람의 존엄성과 존재이유를 깨닫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존재 하나하나가 이룩해놓은 개별적 존재의 역사는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를 읽고 난후, 거리에서 스치듯 지나는 행인 하나하나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있고 의미있는 존재로 보였다. 행인의 뒤로 길게 그들 개인의 역사적 꼬리가 스펙트럼을 연상시키며 길게 늘어진다.

<중 략>

1968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 출생.
강화도 시인이라는 호칭이 낯설지 않은 시인 함민복.
마니산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 풍경에 반해 1996년부터 강화도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전업 시인으로 글 쓰는 틈틈이 바다에 나가 고기 잡고, 뻘에서 낙지도 잡으며 물고기 공부를 하고 있다.
바다와 벗 삼아 살고 있는 그는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난 내륙 출신이다. 수업료 전액 면제라는 말에 서울로 유학와서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하나 적성에 맞지 않은 공부에 괴로워하던 중 문학에 빠져든다.

참고 자료

함민복,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현대문학, 표지, 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