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들어가는 말
Ⅱ. 역사적인 것과 비역사적인 것
1. 비역사적인 것
2. 조형력
3. 초역사적 관점
Ⅲ. 한국의 역사 교육
Ⅳ. 나오는 말
본문내용
1. 비역사적인 것
동물은 비역사적으로 산다. 기이한 분수(分數)를 남기는 어떤 수처럼 동물 은 현재에 완전히 몰두하며, 꾸밀 줄도 모르고 아무 것도 감추지 않으며, 매 순간 진정 있는 모습 그대로다. 다시 말해 동물은 정직하지 않을 수 없 는 것이다. 이와 달리 인간은 과거의 커다란 하중, 점점 더 커지는 하중에 저항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291쪽)
풀을 뜯는 가축을 보거나 가까운 주변에서 과거를 부인할 필요도 없고 과 거와 미래의 울타리 사이에서 행복한 맹목성 속에 놀고 있는 아이를 보면 마치 잃어버린 낙원을 기억하는 것처럼 그는 감동 받는다. 그러나 그의 놀 이도 방해를 받고야 한다. 너무 일찍 아이는 망각으로부터 불려 나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291쪽)
니체가 보기에 동물들은 흐르는 시간을 애써 붙잡으려 들지 않지만, 인간들은 이에 저항 하려 든다.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을 잡기 위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록을 시도하면서 저항은 이루어진다. 이는 때로 추억(追憶), 회상(回想)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며, 글, 사진, 영상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국가적 또는 사회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면 역사학, 기념(記念), 전승(傳承), 박물관(博物館)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는 근본적으로 세상 에 존재하는 모든 연속적인 것들을 불연속적인 것들로 분절시켜 자신의 손에 넣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시간이 지나면 잊힐 생각, 감정 등을 남기기 위해 인간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진을 찍는다.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이 시간을 대상으로 삼으면 바로 역사가 되는 것이다.
인간이 사유하고 숙고하고 비교하고 분리하고 결합하면서 저 비역사적인 요소를 제한함으로써, 또 저 에워싸는 안개구름 안에서 밝은 섬광이 발생 함으로써, 그리고 삶을 위해 과거를 사용하고 이미 일어난 것에서 다시 역 사를 만드는 힘을 통해 비로소 인간은 인간이 된다. 그러나 역사의 과잉 속에서 인간은 다시 인간이기를 중지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295쪽)
참고 자료
박찬국, <해체와 창조의 철학자, 니체>, 동녘, 2001.
키스 안셀 피어슨, <HOW TO READ 니체>, 서정은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7.
프리드리히 니체, <비극의 탄생ㆍ반시대적 고찰>, 이진우 옮김, 책세상, 2005.
김정분, <니체의 역사관을 통해 본 역사교육>, <역사와 역사교육> 제21권, 웅진사학회, 2011, 5∼22쪽.
윤병태, <니체의 역사이해>, <니체연구> 제20권, 한국니체학회, 2011, 183∼209쪽.
이상엽, <니체의 역사>, <철학> 제69권, 한국철학회, 2001, 129∼154쪽.
하용삼, <니체의 시대비판>, <대동철학> 제39권, 대동철학회, 2007, 187∼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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