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지 않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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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태민이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손도 씻지 않고 식탁 앞에 앉았습니다. 손을 깨끗이 씻고 나서 간식을 먹으라는 엄마의 말도 듣지않은 채 발을 흔들며 막무가내로 땡깡을 부립니다.

“태민이, 어서 가서 깨끗이 씻고와!”

화가 난 엄마의 목소리에 어쩔 수 없이 화장실로 가서 수도꼭지를 틀었습니다. 세면대 옆에는 하얀 비누가 올려져있지만 태민이는 쳐다도보지 않고 물로 대충대충 씻어냅니다. 물에 젖은 손은 수건으로 닦지않고 지저분한 바지에 쓱쓱문지릅니다. 태민이는 운동장에서 하루종일 축구를 한 다음날에도,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온 그 다음날에도 씻지 않은 손으로 간식을 집어먹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태민이가 감기에 걸려버렸습니다. 아침부터 목이 너무 아프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말을 하고 싶은데 목에 무언가 걸린 듯 답답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태민이에게 해열제를 먹이고 학교로 전화를 거셨습니다.

“네 선생님, 저 태민이 엄마인데요. 태민이가 감기에 걸린 것 같아서요 …네, 네 그럼 몇일 집에서 쉬도록할게요 그럼 수고하세요.”

엄마가 학교에 전화를 거는 동안 태민이는 이불위에서 귀를 쫑긋 세운채 대화를 엿들었습니다.

“히히 신난다~호랑이선생님 안봐도 되고 혼자서 실컷 놀아야지.”

태민이는 신이 나서 손가락으로 날짜를 세어봅니다. 오늘은 수요일입니다. 수요일 2교시는 수학이라 지금쯤 친구들은 호랑이선생님과 함께 곱셈, 나눗셈을 배우고 있겠지요. 칠판앞으로 불려나가 문제를 푸는 상상을 하자 태민이는 학교에가지 않은 것이 잘됐다는 생각을 합니다. 4교시는 태민이가 제일 싫어하는 자연시간입니다. 태민이는 돋보기로 개미를 태우는 못된 장난을 하다 선생님께 혼이났습니다. 그 후로 자연시간만 되면 슬금슬금 선생님 눈치만 봅니다. 먹기 싫은 쓴 알약을 먹고 누워있으니 집안은 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엄마는 태민이에게 먹일 죽 재료를 사러 시장에 가셨고 아버지는 이른 아침에 회사로 나가셨습니다. 집에 홀로 남은 태민이는 침대에 누워 손가락만 꼼지락거렸습니다. 감기가 오래오래 낫지 않아서 학교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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