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조선초 중세사회의 변화와 의의

목차

1. 머리말
2. 중세사회의 성격과 변화
(1) 중세 봉건국가론
(2) 고려 말 사회변화에 대한 인식
3. 중세 사회의 연속성과 변화
(1) 신분관의 변화
(2) 토지제의 변화와 농업생산력의 증대
(3) 관료적 집권체제의 완성
(4) 유불교체와 유교문화의 발전
4. 맺음말

본문내용

조선의 건국은 한국사에서 단순한 왕조교체가 가지는 정치적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고려 말에 정치·사회·경제의 다양한 측면에서 발생한 폐단에 대해 고려왕조 자체적으로 수습방안을 모색하기도 하고 내부적인 개혁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효과는 극히 기대하기 어려웠고, 폐단은 왕조체제의 근간을 위협하였다.
이에따라 고려와 조선의 왕조교체와 의의에 대해 시대구분 문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다. 대체로 조선왕조의 성립은 우리나라의 중세사회를 한 단계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였다고 보고 있다. 조선은 성리학을 수용하여 사회전반의 걸친 폐단을 개혁하고자 한 사대부계층과 이성계 일파에 의해 건국하였는데, 이들은 왕권을 정점으로 한 중앙집권적 관료체제를 지향한 개혁정치를 통해 지배기반을 확대했다. 민본정치를 근간으로 지배체제를 정비하는 한편, 농업생산력의 증대와 인구의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의식이 성장한 농민층을 보호하면서 왕조체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왕조의 교체가 중세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한 논의는 다양하다. 발전적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에 일치된 시각을 보이지만 실제 고려와 조선의 바탕이 동질적 인가 이질적 인가는 중세사회의 연속성과 단절성의 시각에서 중요한 문제가 된다. 물론 왕조교체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확인한다는 것은 왕조사 중심의 구분법이라는 편협된 시각을 보이게 되나, 실제 麗末鮮初의 드러나는 모순과 폐단을 시정해나가는 일련의 모습에서 여전히 왕조교체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고려와 조선의 왕조교체 속에서 이질적 요소를 확인하면서 조선건국의 의의를 역사발전적 방향에서 파악하는 입장에서는 고려를 중세사회로 조선을 근세사회로 보고 있다. 즉 조선 전기의 발전을 높이 평가하고 조선시기를 중세와 근대의 중간시기로 규정한다.
반면 왕조가 바뀌었다고 해서 중세사회가 질적으로 달라지지 않고 신분제를 비롯한 토지를 매개로 농민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같은 중세국가로 파악하고, 집권관료체제를 고도화하였던 점을 주목하였던 입장에서는 고려를 중세1기 조선을 중세2기로 나뉘어 파악하고 있다. 즉 중세사회의 연속성에 주목하여 여말선초를 재편기로 보고 있는 것이다.
각기 상이한 입장의 두 견해의 공통점은 왕조교체에 대한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면 전자의 경우 발전적 측면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시대가 가진 한계성을 등한시하였다는 점이고, 후자의 경우 고려와 조선의 발전적 변화과정에서 동질적 요소를 다양한 방향에서 고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먼저 한국의 중세사회의 성격을 확인하는 점에서 봉건제 사회에 대한 연구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중세의 성격을 규정짓는 봉건사회론은 우리 역사 속에 봉건사회가 어떠한 의미로 인식되며, 중세사회의 변화를 어떠한 측면에서 고찰해야할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어 고려 말에 나타난 사회변화와 조선건국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경향을 살펴보고 시대구분에 대한 논의의 진행과 주된 관점을 확인함으로써 여말선초의 교체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 확인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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