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무정'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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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신소설인 ‘혈의 누’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무정’ 또한 지루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술술 읽히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는데 ‘무정’을 읽기 위해 신문을 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무척 인기가 있었다한다.
이 소설은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이라는데 생각보다 잘 읽히고 엄청난 인기소설이었으니만큼 재미는 있었지만 읽는 내내 남주인공의 사고와 행동 때문에 역겨움을 참기 힘들었다.
욕하면서 계속 보게 되는 막장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여주인공 영채는 자라면서 정말 모든 고생이란 고생은 다 겪는 불쌍한 인물이다.
그녀는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형식을 생각하며 버티는데 후에는 그를 직접 만나게 된다. 근데 만나서 그녀가 겪은 끔찍한 수난들을 형식에게 들려주는 장면에서 형식의 머릿속이 정말 가관이다.
어린 시절부터 봐온 절친한 은사의 딸이 앞에서 울면서 힘겹게 살아온 얘기를 하는데 형식은 이 여자가 남자에게 가랑이를 벌렸을까 안 벌렸을까 같은 생각이나 하고 앉아있다.
끔찍한 삶을 살아온 영채가 자신을 유일하게 구원할 수 있다 여긴 게 고작 이런 한심한 인간이라니 측은지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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