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나날] 독후감

소개글

2017년 노벨 문학상 이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나날>의 독후감

일본 태생의 영국 작가로 현대 영미권 문학을 이끌어가는 가즈오 이시구로가 문단과 독자의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 장편소설이다. 집사로서 평생을 보낸 남자 스티븐스의 6일간의 여행을 따라가고 있다. 근대와 현대가 뒤섞이면서 가치관의 대혼란이 나타난 1930년대 영국의 격동기를 지난 스티븐스의 과거도 들여다본다. 스티븐스의 가족과 연인, 그리고 30여 년간 모셔온 옛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우리 삶의 가치를 일깨우고 있다. 특히 인생의 황혼 녘에 깨달아버린 잃어버린 사랑의 허망함과 애잔함에 관해 내밀하게 써내려간다.

목차

1. 문체: 영국식의 세련된 절제미

2. 구성: 물 흐르는 듯 읽히는 정교한 사건 배치

3. 주제: 나는 내 삶의 의미를 어디서 찾는가? 완벽한 외부인가 불안한 내면인가
(1) 나보다 더 고귀하고 영속하는 것
(2)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3)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본문내용

문체: 영국식의 세련된 절제미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버터냄새 물씬 나는 미국식 발음에 얼마나 가까운지가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의 척도였지만 최근 영국식 발음과 강세가 한국에 유행하고 있다. 이른바 British English가 새로운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다소 딱딱하고 절제된 억양과 알파벳에 충실한 발음은 과거엔 고루하고 융통성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전통과 품격, 보다 지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스타일로 여겨진다. 셜록, 닥터 후 같은 영드가 영국스타일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호감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넓게 보면 미국 영향력의 쇠퇴와 더불어, 나아가 국제사회 속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대중은 미국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한 탓이 크리라.
미국식 스타일을 한 마디로 말하면 무엇보다 실용적이고 솔직한 사고방식과 말투일 것이다. 그것이 삶 속에서 적절히 발현된다면 그보다 더 합리적이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데 적합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정도를 넘어섰을 때는 지나치게 이윤추구적이고 천박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명예를 중시하는, 아직도 여왕을 군주로 모시고 있는 영국의 문화는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미국의 스타일을 보완해준다. 그들은 직접적인 이익의 추구와 감정의 표출을 항상 자제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의 유산을 잘 물려받아 미래 세대에 전해주고자 한다. 그럼에도 유럽대륙과는 달리 경험과 관습, 그리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공리주의(功利主義) 사상의 발상지이기도 한 영국은 미국이 돌아가야 할 이상(理想)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소설은 내내 화자의 독백과 다양하게 펼쳐지는 에피소드에 걸쳐 세련된 절제미를 보여준다. 대화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며 의도를 전달하고, 예의범절과 배려를 잔뜩 담은 채 불만을 제기한다. 서술 역시 관념어와 다소 모호한 표현을 즐겨 쓰긴 하지만, 쉽게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거나 추상적으로까지 나아가진 않는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