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Emma)에 나타나는 ‘의무’(duty)의 양상들

목차

Ⅰ. 에마: 젠트리 여성의로서의 의무와 자기인식
Ⅱ. 나이틀리: 위계질서에 기반한 사회적 관계를 이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의무의 발현
Ⅲ. 프랭크 처칠: 사회적 의무와 개인적 의무의 충돌
Ⅳ. 제인 페어팩스: 사회적 약자로써 직면하게 되는 사회적 의무, 억압과 비참함

본문내용

제인 오스틴의 작품 세계에서 인물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도 끊임없이 인식한다.
작가는 때로는 그 의무를 얼마나 잘 지키는가에 따라 인물의 됨됨이를 평가하기도 하고, 때로는 관습적이고 겉치레에 불과할 뿐인 의무를 아무런 성찰 없이 잘 지키는 인물을 비판하고 풍자하기도 한다.
의무란 오스틴의 소설 세계에서 인물들에게 삶을 몰고 가는 주요 원인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주인공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견에 직면하여 이를 수정할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인식이 성장하고 통찰력 있는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하게끔 하는 동인이 되기도 한다.
오스틴의 후기작에 속하는 『에마』는 젠트리 사회를 통찰력 있게 구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데, 이 소설에서 젠트리 사회라는 계급적 차원에서의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 간의 관계가 어떠했는가를 파악하는 데에도 ‘의무’라는 키워드는 상당히 유효한 것으로 생각된다.
본 논문에서는 『에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 인생의 각 과정에서 어떤 의무를 인식하고 있는지 사회, 가정, 개인적 의무의 차원에서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대하는 인식과 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인물의 성격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파악하게 해줄 것이며, 계층 · 성별에 따라 당대의 사람들은 어떤 갈등과 고민 속에 삶을 살아 나갔을지 상상해 보기에 충분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Ⅰ. 에마: 젠트리 여성의로서의 의무와 자기인식

소설의 주인공이자 젠트리 계층 여성인 에마의 삶 속에서 나타나는 의무양상을 살펴보자. 에마의 가정교사였던 테일러 양(Miss Taylor)이 웨스턴 부인(Mrs. Western)이 되어 하트필드(Hart field)를 떠나자 아버지 우드하우스씨가 우울해 하거나 적적하지 않도록 “낮잠에서 깨어난 아버지한테 명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아버지의 기운을 북돋아 드릴 필요가 있었다.”

참고 자료

Austen, J. Emma. London: Penguin Classics, 2003.
제인 오스틴. 『에마』. 윤지관, 김영희 옮김. 서울: 민음사. 2012.
김경진. 『제인 오스틴: 생애와 작품세계』. 건국대학교출판부. 1995.
조선정. 『에마』에 나타난 언어, 권력, 공동체의 함수. 영미문학연구 15호.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