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창작 발버둥

목차

없음

본문내용

요즘 들어 자주 고등학교 3학년 때 일을 떠올리곤 한다. 그 때만큼 괴롭고 힘든 적이 없었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2학기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시원서를 넣는 기간이었다. 여러 번의 상담 끝에 수시 원서를 넣을 6곳이 정해졌다. 나의 성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고 따라서 딱히 원치 않는 학교라도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내게 1순위는 어느 학교인가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과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그 무엇보다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어릴 적부터 꿈꿔온 꿈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무엇보다 원하는 과가 한 곳으로 확고했기 때문에 학교가 어디인가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다지 좋지 않은 성적을 가지고는 지원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사립대학교였다. 그래서 엄마는 등록금에 대한 걱정을 내게 표출했다.
“니네 오빠는 국립대가서도 장학금타고 다녔어.”
비교당했다. 요즘따라 오빠와 나와 비교를 많이 한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였다. 가까운 사람, 그것도 가족과 비교를 당하는 것은 상처를 안 받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오빠가 국립대를 나와 장학금도 탔다는 것은 내가 일부 아는 얘기였기 때문에 납득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누군지도 모를 남의 자식 이야기를 하면 저게 사실인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누구는 OO대 갔다더라.”
“누구는 고등학교 때 10등 안에 들었다고 하더라.”
“누구는 장학금타서 공짜로 학교 다닌다고 하더라.”
엄마는 계속해서 옆집 누구의 이야기를 했다. 그 ‘옆집 누구’가 누구를 얘기하는 거 길래 그렇게 많은 얘기가 나오는 것인지 얼마나 더 많은 얘기가 나올지 예상이 가질 않았다. 다 지어내는 것 같아서 수긍할 수 없었고 그래서 더 짜증이 나는 비교였다.
국립대 얘기에 지쳐갈 때쯤 수시원서 접수기간이 되었다. 엄마가 말했다.
“수시 원서 네가 혼자서 넣는 거야?”
“어.”
나는 대답했다.
“그러면 선생님 몰래 국립대 넣어봐. 혹시 모르잖아.”
엄마가 말했다. 내 성적을 가지고는 턱도 없었다. 일반대학교에 수시원서를 넣을 수 있는 개수는 6개. 많다면 많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수시지원의 모든 게 불안했던 내게는 적은 수 었다. 때문에 수시 원서를 넣는 것 하나하나에 신중을 가했다. 몇몇 개는 경쟁률이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하여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원서를 넣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