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론 조사 - 김륭
- 최초 등록일
- 2018.05.13
- 최종 저작일
- 20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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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내가 김륭이라는 시인의 시를 처음 읽었던 것은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그때당시 나는 문예창작 동아리의 회장을 맡고 있었고, 제대로 된 시라고는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내가 회원들에게 ‘시’에 대해 가르쳐야 하는 우스운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다급했던 나는 도서관에 달려가 유명 시인들의 시집을 빠르게 읽어나갔고, 시에 대해 무지(無知)하던 나는 그 어떤 시에서도 특별한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꺼내 읽은 책이 바로 신춘문예 당선시집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김륭이라는 시인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그의 시에 빠졌다.
아래는 김륭의 연작시 3부작 중 1편이다.
1.
실직 한 달 만에 알았지
구름이 콜택시처럼 집 앞에 와 기다리고 있다는 걸
2.
구름을 몰아본 적 있나, 당신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내 머리에 총구멍을 낼 거라는 확신만 선다면 얼마든지 운전이 가능하지 총각이나 처녀 딱지를 떼지 않은 초보들은 오줌부터 지릴지 몰라 해와 달, 새 떼들과 충돌할지 모른다며 추락할지 모른다며 울상을 짓겠지만 당신과 당신 애인의 배꼽이 하나인 것처럼 하늘과 땅의 경계를 가위질하는 것은 주차 딱지를 끊는 말단 공무원들이나 할 짓이지 하늘에 뜬 새들은 나무들이 가래침처럼 뱉어놓은 거추장스런 문장일 뿐이야 쉼표가 너무 많아 탈이지 브레이크만 살짝, 밟아주면 물고기로 변하지
3.
구름을 몇 번 몰아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해나 달을 로터리로 낀 사거리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핸들만 꺾으면 집이 나오지 붉은 신호등에 걸린 당신의 내일과 고층 아파트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보다 깊은 어머니 한숨 소리에 눈과 귀를 깜빡거리거나 성냥불을 긋진 마 운전중에 담배는 금물이야 차라리 손목과 발목 몇 개 더 피우는 건 어때? 당신 꽃피우지 않고도 살아남는 건 세상에 단 하나, 사람뿐이지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건 새가 아니라 벌레야 구름이란 눈이나 귀가 아니라 발가락을 담아내는 그릇이란 얘기지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말이야 그걸 아는 나무들은 새를 신발로 사용하지 종종 물구나무도 서고 말이야 생각만 해도 끔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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