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장편동화 비평 (진주교대)

목차

1. 들어가며. 『마지막 이벤트』 ( 유은실, 바람의아이들, 2010 )
2. 어린아이 영욱이와 할아버지의 연결고리
3. 표시한 할아버지의 여자 수의와 자유로워지고 싶은 영혼
4. 아버지와 고모의 자식 된 도리와 대비되는 영욱
5. 감정 선의 끝과 끝을 달리는 장례식장의 유족
6. 나오며. 과연 아이들에게 ‘장례식’ 이란 어떠한 것일까?

본문내용

“ 저는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애를 데리고 다녀요. 왜, 이 세상 지혜는 장례식에서 배운다고 하잖아요. ”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비극적인 일은 무엇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꼽지 않을까 싶다. 보통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죽음'이 무엇이라고 선뜻 이야기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들은 조부모님의 장례식에서 처음으로 죽음을 알기도 전에 접하며 혼란스러워하거나 와 닿지 않아 당황스러워 하기도 한다. 세상에 모든 장례식이 숙연하고 울적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질까? 유족들이 장례식장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밥과 술을 내어주면 그들은 호탕하게 웃으며 밤을 지새워주고, 혹은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이 책은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장례식을 지켜보며 영욱이가 전하는 슬프면서도, 황당하고, 웃긴 현실적인 상황을 반영한 이야기를 아이다운 순수함과 순진함으로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어린이 문학에서 ‘죽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 책은 세심한 필력으로 삶과 죽음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쳐낸다.
영욱이는 아버지에게 매번 ‘쓸모없는 아이’라는 잔소리만 듣는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다. 몇 십 년 전만해도 ‘나쁜 아버지’였던 이혼남 할아버지 ‘표시한’은 영욱이네 집에 얹혀 살아가게 되고, 아들과 며느리의 눈치를 보지만 영욱이 만큼은 친구처럼 아껴주신다. 모든 가족이 할아버지를 꺼려하지만 영욱이는 매일 밤 할아버지 얼굴의 검버섯을 보물지도라고 생각해 매만지며 하얀 쪽배와 계수나무, 그리고 토끼를 찾아다닌다. 평소 활명수를 달고 살던 할아버지는 어느 날, 혼자 화장실마저 가지 못해 바지에 실수를 하게 된다. 그 모습을 본 영욱이가 부모님과 친척들에게 연락을 드렸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은 채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 할아버지와 영욱이의 긴밀한 관계가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늘 상 평범한 일마저 ‘이벤트’라 하시며 특별하게 만들던 할아버지는 죽는 순간까지 ‘마지막 이벤트’를 준비하셨고, 이 때문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 사이에서 펼쳐지게 된 감정선의 끝과 끝을 오가는 상황을 사실적이고 단순하게 풀어낸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