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목차

없음

본문내용

새로운 책을 집어 들면 나는 항상 책의 소개말을 읽으며 슬쩍 책의 간을 보곤 한다. 대충 책의 내용이 어떠할지 읽기 전 유추해 보는 것이 내 나름의 책을 대하는 작은 의식이라 할 수 있다. 「딸에 대하여」는 요양 보호사로 일하는 엄마와 그녀의 딸, 그리고 딸의 동성 연인에 관한 이야기다. 라는 소개글. 참으로 간단명료하다. 그렇게 모녀간에 있음직한 책의 내용을 상상하며 부담 없이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이내 ‘젠’이라는 뜻밖의 등장인물을 마주하고 가슴 저 밑바닥에서 무언가 턱 하고 걸린 듯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사회의 불합리에 맞서는 동성연애자 딸보다 답답하고 불편하게 만든 존재.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을 보살피는데 평생을 허비한 사람. 허나 본인이 정작 도움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을 땐 그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한 여자. 점점 커져가는 피부의 욕창처럼 하나 둘 늘어나는 기억의 구멍을 막을 힘조차 없는 그런 불쌍한 노인. 그녀가 바로 젠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