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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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은 전체적으로 안개로 가득 찬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았다. 윤희중이 느끼는 안개처럼 여귀가 뿜어내는 입김이나 사람들을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떼어놓은 안개가 아닌, 회색빛으로 만연했다. 더하여, 그 흔한 ‘안녕히 가십시오.’도 없이 수군대는 이곳은, 사람이 죽는 것을 당연시 여기며 심지어 수면제를 먹고 연극 같은 것을 하지 않아 고맙다고 말하는 지경에 이른 곳이었다.
윤희중은 서울이라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상상을 무진에서는 양심의 가책 없이 쉽게 할 수 있었다. 회색빛으로 가득한 무진이 그런 그의 부정한 생각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 그의 어릴 적 다른 이들은 전쟁터로 나간 반면, 그는 골방에 숨어 도피하는 비겁자로서 남기를 택했다. 홀어머니 때문에 한 선택이기에 스스로를 멸시하고 오욕을 웃으며 참아내는 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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