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4천원 인생(독서)-

목차

1. ‘발로 뛰는’을 넘어 ‘몸으로 때운’
2. 파스타 집 알바생과 감자탕 집 아줌마
3. 히치하이커 노동, 그러나 날 태워줄 차는 좀처럼 오지 않아
4. ‘불법 사람’은 어떤 차가운 가슴이 규정하는가?
5. 27번 기계가 배달되었습니다.
6. “당신조차 어렴풋이 뭔가 바뀌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 변화”

본문내용

사람들은 흔히 노동 문제에 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들 말한다. 뉴스와 신문에서 난무하는, 어딘가 심각해 보이는 수치들과 그래프, 뭔가 비극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들과 장면들에서 그들은 노동 문제를 발견한다. 만화경 안의 세상을 내려다보는 느낌으로 그들은 걱정하며 대안을 말한다.
사람들은 어딘가 겉돌고 있다. 걱정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노동 문제가 절실하게 다가온 경험이 없다. 결국 그들에게는‘남의 일’ 인 것이다. 이것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그런 흔한 탄식은 확실히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말로, 모른다. 그들은 남이 들려준 이야기, 혹은 들려온 이야기들에서 나름의 고민할 거리를 찾을지 모르지만 피부로 느낀 것이 없는 머릿속에서 나오는 대안은 언제나 아쉽고 표면적이다.

‘발로 뛰는’을 넘어 ‘몸으로 때운’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보여주는 지긋한 현실은 지극히 생생한 노동 문제의 현장이다. 명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수 있지만, 오히려 직접 부딪친 이 현실이 명쾌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드러난 한계일 것이다. 여기저기서 흔히 접할 수 있는‘체험 삶의 현장’식의 가벼운 접근으로는 들여다볼 수 없는 유쾌하지 못한 현실의 장면들마저 저자들은‘몸으로 때워가며’담담히 제시한다. 그러나 그것을 읽어내는 우리는 마냥 담담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 어쩌면 비극이 된다. 세상에 이런 일이! 그리고 그 현실은 이러한 감탄사만으로 표현하기엔 너무도 시급하고 가까운 일임이 두 번째 비극이 된다. 또한 비극만을 느껴왔던 우리의 시선이 이 심각성을 타개하기엔 너무도 안일한 일이며 이제는 쓸 만한 대안을 생각해볼 때라는 사실을 이 책은 저자들이 체험한 지극히 낮은 삶으로부터 가르쳐 준다.
이와 더불어 노동 문제는 우리 삶의 꽤나 가까운 곳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오랜 기간은 아니지만 아르바이트 노동의 일면을 체험해본 나의 경험을 돌이켜 사회 전반에 산재한 노동 문제의 양상들을 짚어보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