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지마 가즈오 이시구로 책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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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소설은 학생들의 평범하고 잔잔한 삶을 서술한다. 하지만 작가는 평범한 내용에 기증자 간병인 클론 등과 같은 위화감이 드는 단어들을 부연 설명없이 섞어 풀어냄으로써 독자에게 의심을 심는다. 학생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추억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어가면서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빨라졌다. 책장을 넘길 수록 잔잔한 슬픔에 잠겨가는 경험을 하게 됐다. 성장할 수록 장기기증에 한발씩 다가가게 되어 결국 삶이 절벽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학생들의 운명에서, 또 이런 운명 속에서 절대 도달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꿈을 꾸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슬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코 공감할 수는 없었다. 태어나자마자 소비되어지기로 결정된 그들의 삶을 감히 짐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존재하지만 존재해서는 안되는 그들의 세상은 더 악랄한 형태로 계속 존재함이 암시되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가졌었던 희망은 결국 다른 인간의 이기로 인해 좌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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