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체육관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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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굉장히 느렸다. 숨 가쁘게 달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화려함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화려함보단 느린 호흡으로 한 박자 쉬어가면서 무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깊이가 있었다. 극을 보고 난지 시간이 좀 흐르자, 내 머리 속에선 많은 자잘한 내용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영화처럼 같은 내용을 여러번 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기억력은 한계를 드러냈다. 머리에 강하게 남지 않았던 장면들이 흐려지고, 결국엔 강한 기억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가드를 올려! 가드를 올려! 가드를 올려!!” 이기동 관장의 구부러졌던 허리가 꼿꼿하게 펴지고, 그의 등이 보인다. 그의 실루엣은 링을 향하고 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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